커피 강국? 커피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대한 민국! 눈만 돌리면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 카페만 봐도 그 선호와 수요를 짐작케 합니다. 그 카페들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테이크 아웃 제품들도 만만치 않은데요. 그나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빨대 소재들에 신경을 써서 종이, 쌀, 옥수수 등 대체 재질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친환경이라 믿었던 종이 빨대에 대한 진실을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종이 빨대의 장점
- 분해 가능성 :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자연 분해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바다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플라스틱 오염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죠?
- 다양한 디자인 : 종이 빨대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어 개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나 모임에 활용하거나 광고 홍보용으로 디자인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 빨대의 단점
- 내구성 및 유연성 : 사용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내구성이 낮아 물에 닿으면 흐물흐물해지고 휘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형태를 지속하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 냄새와 맛 : 후각에 민감하신 분들은 종이 빨대 특유의 냄새를 맡으실 거예요. 사실 저도 이 냄새가 싫어서 종이 빨대를 거부한 적도 많습니다. 이 냄새는 실제 커피나 음료들의 맛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 코팅 및 잉크 사용 : 종이 빨대는 생산 과정에서 방수 코팅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사용되는 친환경 코팅이나 잉크가 환경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항입니다.
정말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일까? 최근 연구 결과
그나마 '친환경'이라고 믿었던 종이 빨대에 대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25일 벨기에 연구진이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분석에서 무려 27개(69%)에서 PFAS가 검출 됐다고 합니다. 확인된 PFAS는 모두 18종이었는데요. 여기서 PFAS가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PFAS란?
PFAS는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의 약자로, 페르플루오로알킬 화합물을 나타냅니다. 이는 화학적으로 안정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많은 산업 및 소비자 제품에서 방수, 방습, 내열성 등의 용도로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는 자연적으로는 잘 분해되지 않고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앞다퉈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입니다.
특히 종이 빨대는 20개 제품 중 무려 18개(90%)에서 PFAS가 나왔다고 합니다. 대나무 빨대는 5개 중 4개(80%), 플라스틱 빨대 4개 중 3개(75%), 유리 빨대 5개 중 2개(40%)에서 이런 물질이 나왔다고 합니다. 다행히 스테인리스스틸제 빨대에선 PFAS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요.
연구진들은 종이 빨대의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것은 방수 코팅 등에 쓰인 PFAS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는데요. 가장 많이 검출된 PFAS인 과불화옥탄산(PFOA)의 경우 이미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이밖에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과 트리플루오르메탄설폰산(TFMS) 등 물에 잘 녹는 '초단쇄(超短鎖)' PFAS로 분류되는 물질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빨대에 함유된 PFAS가 음료 등에 실제로 녹아 나오는지는 이번 연구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PFAS의 체내 축적 정도가 낮고, 대다수의 사람은 가끔 빨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빨대의 인체 유해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뭔가 찜찜하고 참고 쓴 종이 빨대에 대한 배신감마저 듭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그로펜 교수는 "그 자체로는 해가 없을 적은 양의 PFAS라도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에 따른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기존의 친환경적이라고 광고한 종이 빨대의 광고가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유럽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 2번째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Food Additives And Contaminants) 최신 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종이 빨대도 아니라면 그럼 우리는 어떤 빨대를 사용해야 할까요?
- 스테인리스 빨대 : 위의 결과에서도 보았듯이 PFAS가 불검출된 스테인리스 빨대는 내구성이 뛰어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척도 용이하다는 게 장점일 수 있을 텐데요. 단점이라 함은 휴대성이 좀 떨어진다는 점과 특유의 냄새가 음료의 맛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 먹는 빨대 : 요즘은 먹을 수 있는 쌀이나 전분등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바이오 빨대가 있습니다. 초록색 전분 이쑤시개가 떠올려지는 건 저뿐인가요? ^^; 전분 이쑤시개를 실제로 사용하고 먹는 분 계실까요? 아무리 먹는 빨대라 해도 호기심 외에 먹기는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친환경적으로 분해가 가능하니 환경을 위해서는 그래도 나은 선택이지 싶습니다. 혹시 맛까지 좋은 빨대가 나오면 모르겠지만요.
- 실리콘 빨대 : 친환경 소재로 널리 알려진 실리콘으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연성이 좋아 다른 빨대들에 비해 휴대성이 좋겠네요. 재사용을 위한 세척의 용이성만 보장된다면 좋은 대체 빨대가 될 것 같습니다.
- 빨대 없이 직접 마시기 : 진짜 환경을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빨대를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겠죠? 직접 컵으로 마시거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도 당연히 좋은 방법입니다.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친환경 적인 요소들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종이 빨대에 관한 연구 결과 때문에 충격받아서 빨대에 대한 고민을 잠시 해 봤습니다. 다음엔 좀 더 구체적으로 친환경 빨대들을 찾아 소개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참고로 종이 빨대는 혼합 종이로 제조되었거나 음료 등의 이물질이 묻어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안된다고 해요. 일반 쓰레기로 버려주시는 거 아시죠?
빨대 하나에도 환경을 생각할 줄 아는 당신은 참 멋진 사람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